항문농양 배농술 후기

항문농양 배농술 후기

항문농양 발견

장시간 운전 후 화장실에서
항문 주위에 혹 같은 것이 느껴지고 점차 커져
화끈거리면서 칼에 베인 듯한 통증이 심해져 병원 내원

처음 항문에 문제가 생긴 것을 파악한 것은 여행 중이었다. 장시간 운전 후 잠시 들린 휴게소에서 큰일을 보는데, 뭔가 툭 하는 느낌과 함께 항문에서 약간의 통증, 불편함이 느껴졌다. 별일 아니 겠거니 했으나, 그날 저녁 샤워를 하는데 항문 주위에 살짝 단단하게 튀어나온 부분이 만져졌다. 불안한 감정이 들었지만 애써 무시하였다. 하지만 날이 갈수록 튀어나온 혹 같은 부분은 커지기 시작했고 약 3일 정도 지나자 엄지손가락 만한 혹이 되었다. 이때부터는 스치기만 해도 통증이 심하게 느껴졌고, 통증의 양상은 화상 혹은 날카로운 날붙이에 베인 듯한 느낌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통증을 잘 참는 편임에도 불구하고, 스치기만 해도 통증이 심해 다음날 오전에 바로 항문외과로 향하였다.

 

 

진단

항문 농양 진단 후 바로 수술(시술)
항문농양으로 항문외과 방문시 마음의 준비 필수

항문외과로 방문한 후 진료를 받았다. 침대 위에 옆으로 누워, 무릎을 최대한 가슴 쪽으로 끌어올리는(항문이 잘 보이는) 자세를 취하였다. 길게 볼 것도 없이 항문농양 진단을 받았다. 의사선생님이 수술이 필요하다고 하길래 달력을 보며 날짜를 보던 중, 진료실 바로 옆 수술실로 안내를 받았다. 그렇게 마음의 준비도 하지 못하고 바로 수술로 들어갔다. 본인이 항문농양 증상이다 싶은 분들은 바로 마음의 준비를 하고 가도록 하자.

 

수술 전

수술대에 엎드리고 항문을 노출
수술보다 마취가 더 고통스러워

하의를 탈의한 이후 천 쪼가리를 걸치고 수술대에 엎드린다. 간호사 분들이 항문이 잘보이도록 엉덩이를 벌려 반창고로 고정해 주시는데 살짝 굴욕감을 느낄 수 있다. 간호사 분께서 평소에 변을 볼 때 설사를 자주 하냐고 물으셨다. 그렇다고 하니 설사를 자주 하는 사람들이 통계적으로 항문농양이 많이 생긴다고 한다. 또한 화장실에 너무 오래 앉아 있지 말라고 충고 해주셨다.

 

엎드려 있으니 의사 선생님이 수술 준비를 마치고 들어와 불길한 말씀을 하셨다.

“제가 수련을 할 때 마취 안 아프게 하는 걸로 유명했어요. 그래도 이 마취는 다들 너무 고통스러워하시더라고요”

이 말의 의미를 깨닫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항문 주위에 바늘이 찔리자마자 나도 모르게 비명이 튀어나왔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난 고통을 잘 참는 편이다. 마취 이후에는 항문농양을 절개한 후 농양을 짜내었고, 수술부위에는 짧은 관을 삽입하고 끝이 났다. 이 관의 용도는 남아있는 농양이 흘러나오도록 하는 것이다.

 

수술 후

관은 약 1주일 정도 유지
관이 빠지면 따로 내원할 필요 없어
항문 깨끗하게 관리하는 것이 중요

수술 이후에는 수술 상처 관리 방법에 대하여 들었다. 상처 부위 감염이 염려되었지만 잘 씻기만 하면 문제없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절개 부위에 남겨진 짧은 관은 약 1주일 정도 유지될 것이라고 들었다. 이 관을 통해 피와 고름이 조금씩 흘러나오기 때문에 병원에서 거즈와 반창고를 받아왔다. 간호사 분들이 사용법을 알려주시니 설명을 잘 들으면 된다. 피와 고름의 양이 많다면 거즈 외에 여성용 팬티라이너를 같이 사용하라고 들었다.

 

이후 대변을 볼 때마다 피범벅 되는 휴지를 볼 수 있었다. 퇴근 이후 샤워 시에는 최대한 항문을 깨끗하게 씻으려 노력하였다. 관은 3일 후에 자연스레 빠지게 되었는데, 관이 빠졌을 때는 따로 내원할 필요 없이 생활하면 된다. 관 때문에 볼일을 본 후 뒤처리가 매우 찝찝하기 때문에 집에 비데를 설치하거나, 마이비데 같은 물티슈를 휴대하는 것을 추천한다.

 

수술 이후에는 수술 다음날 한번, 1주일 후에 한번, 4주 후에 한번 총 3번 내원하였다. 원래는 한번 더 방문해야 했으나 개인적인 사정이 있어 마지막은 방문은 재량껏(?) 취소하게 되었다. 참고하자

 

 

 

최종 비용

첫날 수술비용 : 133,240 원
다음날 진료 17,700 원
1주 후 진료 16,300 원
4주 후 진료 16,300 원

대략적으로 18만원 정도의 비용이 소모되었다.사실 마지막 한 번은 병원에 가지 않았기 때문에, 정상적인 치료라면 약 20만원 정도의 비용이 소모된다. 원래 마지막 내원 시 한꺼번에 보험청구용 서류를 받을 예정이었으나, 개인적인 사정으로 병원에 못 가게 되어 보험처리는 안 하고 넘어가게 되었다.

 

 

 

항문농양 배농술 이후 주의점

치루 가능성

항문농양 배농술을 받고 나면 높은 확률로 치루로 연결된다고 한다. 병원은 빠지지 말고 꼬박꼬박 가도록 하고, 항문에서 또 이상이 느껴지면 치루구나라고 생각하면 된다.

수술 이후 관리

화장실에 오래 앉아 있는 버릇은 바꾸는 것이 좋다. 또한 비데를 사용하여 항문을 청결하게 관리하는 것이 좋으며 식단도 고퀄리티의 변을 만드는 식단으로 변화를 주는 것이 좋다.

 

정리

항문농양 배농술을 한 지 1년 정도 지났다. 난 제발 아니길 바랬지만 기가 막히게 치루 증상이 나타나고 있는 중이다. 조만간 내원과 수술을 앞두고 있으며, 항문 관리에 만전을 기하지 못한 내 자신이 너무 미울 뿐이다. 왠만하면 평소에 식단 및 항문 관리에 힘써서 이런 경험은 하지 않는 것을 추천한다. 진짜 너무 아프다. 이 블로그에 이런 글을 올리는게 맞는지 모르겠지만, 이런 경험담은 나누는게 좋을 것 같아 글을 남긴다.